고난의 옥스퍼드 가는길

전날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자고 일어나니 오전 6시15분. 7시 10분경 조식식당에 내려갑니다.

지하1층에 위치한 이 식당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작은 책상에서 안내원이 질문을 합니다.

"몇호세요?"

호수를 얘기하면 좌, 우로 나뉘어 들어가는데요, 우측 식당은 뷔페종류가 다양하고 값이 나가는 곳인듯 싶고,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제가 들어간 곳은 좌측(밤에는 맥주를 파는 펍으로 변하는 곳)입니다.

메뉴는 차마.. 찍을게없어 사진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식빵, 커피, 사과주스, 오렌지주스, 우유, 잼, 버터가 전부입니다.

하...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커피 맛도 별로구요(에딘버러의 스코틀랜드 정통커피를 마시고 와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빵도 맛이 없습니다.

잼은 맛나지만 발라먹을 뭔가가 없다는..ㅜㅜ

아, 이래서 영국이 음식맛이 없기로 유명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래도 조식으로 아침을 때우고, 옥스퍼드를 가기 위해서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아갑니다.

지금 제가 사진 한방으로 아래 사진을 찍어서, 찾기 쉬운줄 아시면 몹시 큰 오산. 이 코치 스테이션 찾는데 무려 1시간 이상을 소요했습니다.ㅜ

우선 제가 머물던 IBIS 호텔에서 가는 방법을 꼼꼼히 알려드리겠습니다.

- 먼저 호텔 인근의 웨스트 브롬프턴 역을 갑니다. (운 나쁘면 지하철 운행 안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입구에 직원이 서서 클로즈, 라고 안내해줍니다. 그런 경우, 걸어서 인근의 얼스코트역으로 가십시오. (걸어서 가면 20분, 숙소앞에서 74번 버스를 타면 5분내에 도착합니다. 다만 버스를 타는 경우 얼스코트역 반대편에 정차하게 되고, 반대편 입구로 들어가는 경우 매표소는 없고, 자동판매기 뿐입니다.ㅜㅜ)

- 자, 그럼 얼스코트 역에서 디스트릭 라인(초록색)을 탑니다. 그리고 바로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역까지 직행합니다.

- 하지만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역(지하철)에서 내려도 바로 아래 터미널이 아닙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5분 정도 계속 직진해서 걸어가십시오. 그러면 건너편 도로에 아래와 같은 터미널이 나타납니다. (만약 아래 터미널을 발견하지 못하셨다면,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역 전철역에서 나와 직진후 1분 이내에 있는 내셔널 익스프레스 매표소에서 표를 사셔도 됩니다. 단 이럴경우 터미널 매표소에서 사는 것보다 1파운드 비쌉니다.

 

터미널 내부는 우리나라의 상봉터미널과 비슷합니다. 90년대 춘천행 기차와 버스가 있던 곳이죠^^

아무튼, 터미널 내부에 들어가 가장 값싸다는 매가버스 매표소를 찾아봅니다만, 아무리 찾아도 매가버스 표를 파는 창구는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내셔널 익스프레스 한가지 표만 팝니다. 매가버스는 아래 보이시는 자동판매기를 통해 구입하시거나 한국에서 미리 예매하시면 됩니다만 매가버스 표는 사는 시점에 따라 무지하게 쌀수도 있고, 비쌀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저도 이 자동판매기를 봐서, 일단 내셔널 익스프레스보다 쌀것 같아서 표 구매를 시도했지만, 내일표부터 구매가 가능하다는 안내멘트가 계속 뜨더군요.

 

이 매가버스 자동판매기를 지나쳐서, 인근의 직원들과 경찰들 등등에게 무려 한시간 가량 질문을 하며 헤맸습니다.

가장 싼표를 구입하고 싶은데, 매가버스 표 파는 창구는 없는가, 더 저렴한 표는 없는가, 네셔널 익스프레스와 옥스퍼드 익스프레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등등.. 아, 그런데 현지인인 그들도 잘 모르겠다며 자꾸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 성의껏(?) 안내를 해주며 저를 혼란스럽게만 만듭니다. 그렇게 헤매기를 여러번 하다가 결국 알게 되었지요.

 

- 메가버스는 항상 예매만 가능하다는것

- 옥스퍼드 익스프레스는 없다는것. (내셔널 익스프레스를 일부 블로그에서 잘못 소개하신듯)

- 이 터미널에서는 내셔널 익스프레스 표를 16F (왕복)에 구입한다는 것 입니다.

 

그렇게 표를 사서 옥스퍼드 버스가 출발하는 10번 게이트 앞으로 가서 기다립니다.

그 와중에 화장실도 한번 다녀오고, 인근 매점에서 물과 음료수도 사먹으면서요^^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아래 보이는 것이 바로 왕복 버스표 입니다. 잃어버리시면 안되는거 아시죠?^^ 이따 돌아올때 운전기사분께 다시 보여드려야하니까요^^

(참고로 표를 사실때 창구직원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 됩니다. 왕복으로 사실경우는 리턴, 편도로 사실경우는 싱글, 어른1명일경우 어덜트원 하시면 됩니다)

 

네셔널 익스프레스가 적혀진 하얀 버스가 주로 시외버스인데요,

제가 타게 된 옥스퍼드행은 낡은 버스인데다가, 초록색이더군요.

 

버스를 타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인근의 하이드 파크 공원을 지나는군요. 시간이 되면 이곳에 샌드위치를 사가 바람 쐬며 런던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으나, 이날 이후 내내 비가와서 실현불가능했습니다.

 

버스가 시내중심부로 들어가네요.. 왜일까 문득 궁금증이 일었는데요..

 

알고보니, 이 네셔널 익스프레스 버스가 직행이 아니군요. 시내 몇군데 주요 버스 스탑에 정차를 해서 사람들을 더 태우는군요.

운전기사분이 표를 끊어주시구요. 하.. 이럴줄 알았으면 숙소 인근에서 버스를 탈걸, 굳이 빅토리아역을 헤매며 다리품을 팔았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우리가 그토록 저렴한 버스를 애타게 찾았드랬는데..

 

외곽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저 버스.. 저것이 바로 그 저렴하기로 소문난 메가버스가 아니겠습니까!

눈앞에 메가버스가 달리다니.. 그것도 왕복 11파운드라고 적혀있네요. 헐... 내 아까운 5파운드..ㅜㅜ

게다가 2층 버스에 쾌적하고,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는군요.

운이 좋으면 메가버스표를 1~2파운드에도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건당 50펜스의 예약비만 지급하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게 가장 좋다는군요. 메가버스정류장은 런던 글로세스터 플레이스에 있는데요, 가는 방법은 지하철 베이커스트리트역이나 메리레본 스트리트역에서 하차에서 버스에 승선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그외 옥스퍼드를 빠르게 가고싶으시다면 패딩턴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세요.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입니다. 다만 기차는 시간당 3대 운행하는데 어떤것은 직행이고 어떤것은 완행일 경우가 있으며, 기차역에서 내려 옥스퍼드 시내중심부까지는 다시 20분정도 걸어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요금이 비쌉니다. 왕복 30파운드 정도 잡으셔야하고 편도는 25파운드정도 예상하셔야 합니다.)

 

그 와중에 한국모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신들이 구입한 옥스퍼드행 버스표가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 하시는데..

저희가 그랬죠. 저희는 어제 에딘버러에서 기차를 24만원 주고 타고 왔슴당.ㅜ

어머나! 세상에 그렇게 비싼 기차표가 있단말이예요?

두 모녀가 깜짝 놀라십니다.

그럼, 저희가 손해본 2만원은 암것도 아니네요.. 그 말에 좀 위안이 되네요..

라고 덧붙여 말하십니다.ㅜ

흠..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할때 몇가지 손해볼 수도 있는게 있다는 걸 현지에서 알게 됐습니다.

- 기차표와 오페라극장표..

 

2시간 여를 달리던 버스가 드디어 옥스퍼드라는 도시에 진입합니다.

참고로 옥스퍼드는 대학가들이 모여있는 도시라고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옥스퍼드는 템스 강 상류에 위치한 영국 대학도시의 대명사로, 런던에서는 8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35개의 단과대학이 도시 곳곳에 있습니다.다만 도시규모는 좁고 촘촘하게 되어 있으므로 자전거를 대여해 구경다니셔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옥스퍼드에서 1박을 청하기도 하지만 당일여행도 가능하죠.) 자, 내셔널 익스프레스버스가 옥스퍼드 도시 입구로 들어왔습니다. 벌써 입구부터 으리으리하죠?^^

이 부분은 맛뵈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옥스퍼드의 충격은 다음편에 계속 하죠^^

(추가 팁 : 버스 터미널 인근에 안내소가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워킹투어를 주최합니다. 시간은 2시간 정도 소요되며 걸으면서 옥스퍼드 시내의 설명을 듣는거죠. 요금은 7파운드정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