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옥스퍼드

에슈몰린 박물관1 (최고의 고고학 박물관 탐방, 가슴떨리는 아름다운 그곳)

언제나봄 본계 2011. 6. 26. 14:50

시내버스에서 내려 오른쪽 2시방향으로 5분정도 걷다보면 에슈몰린 박물관이 나옵니다.

(참고로 에슈몰린 박물관은 옥스퍼드 대학에 소속된 미술과 고고학 박물관입니다. 공공미술관으로서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고대 크레타 섬의 유물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영박물관등에 비해서는 조금 아담해보이는 입구지만, 안으로 들어가시면 깜딱 놀랍니다. 1683년 개관한 이 박물관은 세계최고의 고고학 박물관이거든요. 이집트.그리스.아시아 등등의 유물, 미술품 등 다양하고도 가치가 높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뿐더러, 라파엘과 미켈란젤로의 드로잉 작품도 소장하고 있죠. 더욱이 이 좋은 소장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플래시 없이 사진도 맘껏 찍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전 샘물만난 물고기마냥 신나서 들어갑니다. 그리고 팡팡~ 인증샷을 맘껏 찍어봅니다. 파리의 오르세 박물관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이 파격적인 선물이 얼마나 감사하던지.ㅋ

 

자, 우선 13관 로마관을 둘러봅니다. 기원전 400년에서 기원후 300년의 물건을 소장한 곳이군요. 지금부터 무려 2400년 이상의 것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심장이 두근두근 떨리고 설렙니다. 게다가 조각품의 그 섬세함이란... 감탄을 연발하게 되네요.

 

중학교 세계사책에서 한번쯤 본 사진인것 같죠?

영화 로마의 휴일이 문득 생각나네요.

공주신분을 속인 오드리햅번의 정체를, 남자주인공 그레고리 팩이 짐작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는 오드리 햅번을 데리고 진실의 입, 이라는 조각상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바로 아래와 비슷한 모양의 원형 조각상인데요,

진실의 입이라는 그 조각상은 사실, 해신 트리톤의 얼굴을 형상화한것으로, 고대 로마시대에는 하수구였다고 하네요.ㅋ

아무튼, 그 진실의 입을 손을 넣고, 만약 당사자가 거짓말을 하면 손목을 자른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습죠.

하지만 아래 친구는 제가 손을 넣어도 당황할 것 같은, 그래서 웬지 익살스러운 느낌이 더 묻어나는군요.^^

 

계속 섬세한 조각상을 관람해봅니다.

고대 로마에서 각종 운동경기가 활발했던 점으로 미루어 아래 청동조각상은 원반 던지기 포즈를 취한듯 싶군요.

각나게 다듬은 수염도 참 멋들어지고 디테일하죠?

 

고대로마관 인근의 사이프러스 유물관도 잠깐 들려봅니다. 키프로스라고도 불리는 사이프러스는 지중해의 3대 섬에 해당됩니다.

기원전 2000년경, 그리스인들이 건설한 도시인데요, 이후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아 오스만 투르크의 속국이되기도 하고, 영국의 속국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매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죠. 키프로스 섬은 1960년에야 비로소 독립국이 됩니다.

아래 조각상을 보시면 그리스 유물같기도 하고, 이집트 유물같기도 한, 묘한 복합성이 보이시죠?

 

자, 이제 전신조각상과 초상조각이 있는 복도로 나가봅니다.

입구에 서서 양쪽에 도열한 조각품의 위세를 보자니, 제가 마치 고대 로마에 와있는 느낌이군요.

 

조각품의 주인공을 열심히 필기하고 메모했건만 그 메모한 내용을 다 잃어버렸답니다.

아래 조각품은 뉘신지.ㅜ

 

아래분은 느낌이 키케로 같습니다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ㅜ

 

아하. 화살을 들고 있는 성인 큐피드상이군요.

왼쪽에 목 없는 조각상은 비너스 같군요.

 

전장의 여신 아테나는 바로 보시면 알 수 있죠.^^'

최근에 방영한 드라마 덕분입니다.

 

복도끝쪽 한 방으로 들어가니 이런 아름다운 그림이 있군요.

(제목은 성 제롬과 함께 있는 성모마리와 아기 입니다.)

카메라에 그림에 대한 설명도 담아봅니다.  

 

성 제롬은 400년 대에 로마에 살았던 학자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느님을 믿는 크리스천이라고 자부했지만, 어느날 꾼 꿈으로 일생일대 변화를 시도합니다. 꿈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이 묻습니다. 넌 누구냐. '전 크리스천 입니다'

틀렸다, 넌 키케로주의자다.

신앙은 부족하고 자부심만 강한 그를 하느님이 비판했다고 느낀 제롬은 큰 충격에 휩싸이고,

이후 모든 것을 정리한 후, 사막에서 은둔하면서 '히브리어 성서'를 '라틴어(고대로마)'로 변역하는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됩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우리말 성서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는 쫌 괴팍하고 인간성이 좋지 못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항상 신앙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하네요.

그림 설명을 보시면 그가 유명한 학자였고, 거친 광야에서 기도하던 은둔자였으며, 그가 가지고 있는 돌이 그의 강인한 신념을 상징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사과는 아담과 이브가 살던 에덴동산의 과일을 상징한다고 되어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