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옥스퍼드

보들리언 도서관의 유구함과 방대함에 놀라다

언제나봄 본계 2011. 6. 28. 17:37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뒷문으로 나와 직진을 한 후, 5분여를 걸어가시면 래드클리프 스퀘어(광장)가 나옵니다. 이 광장이 의미있는 이유는 세인트 메리교회, 올 소울스 칼리지(고딕양식의 웅장한 건물과 멋진 스테인드 글라스로 이루어진 예배당이 압권인곳으로 1438년 헨리6세에 의해 설립됐다.), 보들리언 도서관으로 둘러싸인 역사적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래에 보이는 래드클리프 카메라는 바로크 양식의 원형건물인데요, 참고로 카메라는 방이란 뜻입니다.

현재 이곳은 보들리언 도서관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요일날은 오픈일정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 이제 1602년경에 지어져, 영국 옥스퍼드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보들리언 도서관으로 가겠습니다. (아래 카메라를 끼고 왼쪽으로 돌다가 문득 왼편에 나타난 쪽문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그 쪽문을 통과해 들어오면 보들리언 도서관 한가운데의 작은 광장이 나오고, 토머스 보들리경의 동상이 늠름하게 되어 있군요.

토머스 보들리 경은 1602년에 이 도서관을 재건하게 됩니다. 사실 이 도서관은 1327년 주교 토마스 콤햄이 설립했지만, 1550년 에드워드6세때 파란을 겪게되어 장서가 압수대고 문을 닫게 됩니다. 하지만 토머스 보들리경의 노력으로 위대한 확장공사를 시작하여 오늘날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서, 그리고 판권도서관(영국에서 발행되는 모든 책을 한권씩 기증받을 권리)으로서, 책의 우주라는 명칭을 얻게 되죠.

 자, 이제 도서관 내부로 갈 수 있는 광장을 지나갑니다.

 

그리고 스콜라 철학의 유물관으로 들어갑니다. 이 안에 보관된 것을 보시면 정말 기절할 만큼 놀라실 겁니다.!

이 박물관 안에는 헨델의 작곡메모가 있습니다. 떠오르는 악상을 음표로 열렬히 적다가, 마음에 들지 않자, 거칠게 엑스자로 표시한 악보를 보는 순간 저는 숨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바로 그의 숨결이 옆에 있는듯 느껴졌거든요.^^

 

참고로 박물관 내부와 장서를 보관하는 도서관 전체는 엄격히 사진촬영이 제한되어 있기에 제 구구절절한 설명으로 대신합니다ㅜ

지난 400년간 영국에서 발행된 모든 책을 1권씩 소장하기 시작한 보들리언 도서관에는 너무나 많은 장서가 끊임없이 쌓이게 되자 지하를 파고, 터널을 만들어 책들을 보관하게 되고, 장서의 길이가 190KM, 수량이 1100만권에 이르게 됩니다.

정말 방대한 양이지 않습니까?^^ 심지어 이곳에서 책을 찾다가 길을 잃을 정도여서 책을 찾아주는 전문직원이 있다고 하네요.

이곳의 방대한 모습은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도서관 장면에서 나옵니다. 바로 이곳이 해리포터의 도서관의 촬영장소이거든요. 그래픽이 아니라 실사란 말입니다.^^

보들리언 도서관은 열람의 원칙을 고수합니다.

즉 안에서만 볼 수 있으며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습니다. 해리포터와 비슷하죠?^^

이 원칙을 얼마나 철저히 고수하는지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죠.

찰스1세 왕을 몰아내고 권력의 실세가 되어, 영국을 호령하던 올리버 크롬웰이 책 대출을 신청하자, 당시 보들리언 도서관의 사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대출은 불가하다'는 필사증을 끊어줍니다. 사서의 용기가 대단하죠?^^ 진정한 용기란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감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려는 자세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내부도서관과 박물관 촬영은 불가하지만, 기념숍에 들어가서는 제가 살짝 이렇게 촬영을 해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저처럼 한참동안 넋을 놓을 수도 있겠네요.

우선, 특이한 모양의 책갈피와, 보들리언스러운 엽서들이 참 이쁘고 지적입니다.

그외 옥스퍼드의 고귀함과 지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수첩, 볼펜, 문구류와 원어책들이 눈길을 끕니다.

 

요 아래 장서들을 죄다 구입하고 싶었습니다만... 이 모양 그대로의 엽서를 팔기에 엽서만으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책이 이렇게 아름다운줄은 미처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