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에딘버러

에딘버러 호텔 체크인

언제나봄 본계 2011. 6. 14. 00:09

밤 10시 넘어 공항밖으로 나와서, 에딘버러의 숙소를 향해 출발해서

약간 헤매다가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숙소에 도착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좀 있었다.

거리에 도통 사람이 없는데, 숙소는 도저히 못찾겠고, 이때 앞에서 걸어오던 동양인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실례 좀 할게. 혹시 그대 코리안 사람인가?'

'아니, 나 차이나 사람인데'

'오. 그렇군. 내가 숙소를 도저히 못찾겠어. (바우처 보여주며) 여기 lairg라는 곳 알아?'

(참고로.. 아직까지도 우리가 묵었던 숙소 Lairg의 발음을 도통 모르겠슴다.ㅜ. 숙소 관리인에게 발음이 뭐냐고 물었는데 답을 안주더군요. 설마 그들도 어려운 걸까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그러자 선량하게 머리를 묶은 동양인 여자친구가 손짓하며 말합니다.

'아.... 잠깐만. 나 따라올래?'

 

이 친절한 중국인 아가씨가 어딘가로 우리를 안내해주는데, 그곳은 길가에 있는 작은 중국 음식점이다. 아니 중국음식+퓨전일본음식도 판다고 되어있다.

막 문을 닫고 퇴근하려던 중국계 직원들에게 그녀가 우리를 안내한다.

중국인 청년 하나가 달려나온다.

'혹시 이 호텔 알아?'

내가 바우처를 보여주자마자 그가 환하게 웃으며 답한다.

'그럼, 바로 이쪽으로 쭉 가서 우회전 하면 바로야!'

'오!! 땡큐 땡큐!!'

그렇게 감사를 연발하는데 그가 묻는다.

'너 코리안?'

'응.'

'오~ 안녕하세요?'

우와.. 이 중국인 친구가 갑자기 한국말을 한다! 너무나 반갑게 들리는 한국말에 우리는 까르르 웃는다.

정말 고맙다. 고마워, 를 연발하며 드디어 우리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정말 그의 말대로 조금 직진해서 우회전 하자마자 Lairg라는 간판을 발견한다.

드디어 숙소를 찾아내게 된 것이다. (아래는 숙소 인근의 헤이마켓 역 일각이다. 이 헤이마켓 역 건너편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헤이마켓역을 등지고 반대로 걸어가면 5분 거리에 우리 숙소 골목과 맞닿게 된다.)

 

 

(헤이마켓 역 바로 옆에는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이쁜 꽃바구니가 달린 바가 있다. 거참.. 3일동안 머물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무척이나 들려보고 싶던 곳이다.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래 사진이 바로 헤이마켓 역 건너편 버스정류장이 되겠다. 뒷태를 보이며 걸어가시는 처자분이 가는 방향으로 쭉 따라 내려가면 Lairg 숙소 방향이 된다.) 

 

 (쭉 걸어오다 보면, 아래처럼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을 파는 상점도 보이고)

 

 

(인근에서 가장 저렴한 주문형 음식점도 보인다. 3F내외의 저렴한 핏자를 만들어 파는데, 토핑은 원하는 걸 선택해 넣을 수 있다.

그런데.. 맛도 참 저렴하다. 도우는 너무 두껍고, 밀가루 냄새가 퍽퍽하게 풍기고, 토핑에 올려진 베이컨은 지독히 파삭하다. 그래도 저렴하게 한끼 때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아참! 짜다. 짜도 느무 짜다.. ㅋ) 

 

위의 저렴한 음식점에서 100미터 내외쯤 걷다가 바로 우회전 하면 숙소가 보인다.

이미 늦은 시각이라, 현관문 벨을 여러번 누르자 전형적인 스코티시인(무뚝뚝하고 조금은 고약해보이지만 뭉뚝한 정이 담백하게 묻어나는) 백인 아저씨가 나온다.

이 관리인 아저씨.. 무척 졸리신게 틀림없다. 물론 나도 졸렸다.

하여 서로 언어가 공회전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상황이 온다.

'아침은 7시30분에 시작하고 10시에 끝난다. 이 키로 현관문, 네 방문, 다 열 수 있다. 오케이?'

'아침은 언제 먹나?'

내 동문서답에 그의 얼굴에 짜증이 인다. 하지만 이내 침착하게 천천히 영어로 다시 설명한다.

(참고로 스코티쉬 영어 발음은 아주 매력적이다. 보통 R발음을 요르~~ 로 발음하고 살짝 독일어가 섞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가 침착하게 재 설명한다.

'아침은 7시30분에 시작한다. (아예 펜을 꺼내 종이에 적어주기까지 한다.)'

'오케이'

 

숙소는 옆 건물이란다. 무거운 짐을 질질 끌고, 나선형계단을 빙그르 돌아 드디어 우리 방에 들어선다.

우선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커피포트와 맛난 티백차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새 침대보가 폭삭이는 더블침대 1개와 싱글 침대1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지금 생각해도 무척이나 포근하던 침대다.

 

오.. 일반호텔에 비해 천장이 높고 실내도 넓다. 사실 호텔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중세시대의 집같다.

날이 흐리고 습해서인지 매쾌한 냄새가 나지만 히터도 나온다.

히터에 간단히 빨래를 널어 놓고, 욕실로 들어가본다.

거울이 달린 문을 열면 욕실이다.

역시 유럽의 욕실답다. 장난감 부스같은 것 안에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고, 문을 여닫게 되어있다.

처음 하루는 그 안에서 샤워를 하다가 이리저리 부딪치고 물이 넘치고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이내 익숙하게 된다.^^

타올이 부족해서 잠에 취해 괴로워하는 관리인 아저씨에게 다시한번 찾아가게 되었다.

'타올이 없다'

'오.. 너무 너무 미안하다. 깜빡했다'

정말로 미안한 기색이다. 뭐 그럴수도 있는데..

지하창고로 내려간다. 나도 따라 내려간다.

(*참고로 에딘버러와 런던의 모든 건물에는 지하1층이 따로 있다. 이 지하1층에는 서재와 욕실, 거실이 있다. 대부분의 주인은 지하1층에서 거주하는 듯 싶다. 참 희한한 구조다.)

 

새로 가지고 온 타올을 가지고 들어가, 뜨근한 물에 샤워를 한다. 물이 미끄럽다. 아무리 씻어도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 기분..^^;

짐 정리 좀 하고, 내일 갈 곳에 대한 계획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웬걸..

몹시 피곤하다.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진다.

 

* 그런데 이쯤에서 문득 궁금해지는게 있다. 내가 받은 숙소 열쇠로, 본원 현관, 내 숙소 현관, 내 숙소방을 한꺼번에 열 수 있었다. 그러면 모든 숙소의 열쇠가 다 똑같단 말인가? 그럼 열쇠는 뭐할라고 있는거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