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에딘버러

로얄마일을 헤매며, 겨우 찾은 엘리펀트 하우스는.. (해리포터의 탄생지를 방문하다.)

언제나봄 본계 2011. 6. 21. 00:02

자, 이제 위스키 체험 박물관을 다시 지나서, 에딘버러의 귀족들만이 걸었다던 '로얄마일'을 걸어서 내려갑니다.

내리막길인데요, 조각조각된 돌길로 되어있어서, 울퉁불퉁합니다. 에딘버러 관람시에는 이런길을 자주 걷게 되는데요,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었다가는 호되게(^^;) 고생합니다. 그러니까 에딘버러 관광을 하실때에는 좀 덥더라도 쿠션감이 좋은 트레킹 슈즈를 착용하시는게 좋습니다.

에딘버러 성 입구에서 쭉 내려오는 이 길은 5갈래 정도의 갈래길이 나오는 작은 광장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저 뒤로 첨탑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곳은 성 자일스 성당입니다.

이 성당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한번 설명을 드리죠.

(참고로 이 광장에는 HUB이라는 펍이 있는데요, 훕 들어가는 입구 왼편에 빨간 문을 여시면 여행객을 위한 안내센터입니다.

그곳에는 매일 오후2시~5시까지, 시내에 거주하시는 노인분들이 봉사를 하고 계시며, 친절한 설명과 함께 에딘버러 지도와 버스안내노선도를 아주 풍족하게 무료배포해주십니다. 그 친절에 너무 감동받아서, 저는 한국에서 가져간 전통한국 엽서 2장을 선물로 드렸답니다.

와우~ 하시면서 엄청 기쁘게 받아주셨습니다.)

 

일단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온 이유는 해리포터의 작가 '조엔롤링'이 집필한 식당, 엘리펀트 하우스'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지금부터 대략 1시간 30분동안, 똑같은 장소를 계속 빙빙돌며 헤매는 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ㅋ

 

영국분들은 길을 물어보면 무척이나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시지만, 정확하지가 않습니다.ㅜ

그러니 한장소를 반드시 최소한 4~5번 이상은 물어보셔야 하구요. 또 본인의 직감으로, 내가 직접 찾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가지셔야합니다.^^

영어 잘해도 소용이 없을만큼, 이분들이 지도를 잘 못보시고, 정확한 설명을 못해주십니다.

너무 친절해서 이분들 말만 믿고 다니다가는 제대로 장소 찾을 확률이 점점 희박해지죠.

그리하여 저는 계속 에딘버러 성 인근의 '빅토리아 스트리트'를 빙빙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한참 내려와 길을 다시 물으니, 이번에는 다시 위로 올라가라고 현지인이 알려주시네요. 아래쪽으로 자일스 성당이 다시 보이죠?ㅎㅎ

다행히 이 인근에는 버스도 많이 지나다닙니다. 하지만 무슨 버스를 타야할지 난감하죠.

이럴때 유용한 것이 바로 아까 hub근처의 인포메이션 센타에서 받아온 '버스노선도'입니다. 꼭 버스노선도를 달라고 요청하셔서 무료로 받아오십시오. 매우 유용합니다.^^

 

결국 다시 로얄마일로 올라왔다가, 빅토리아 스트리트라고 씌여진 벽(대부분 벽2층에 거리명이 적혀있습니다.)을 보고, 다시 내려가봅니다.

분명히 이 길로 내려가라고 모두들 말을 해주는데, 도무지 눈을 비비고 찾아도 엘리펀트 하우스를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예상못한 매력적인 장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아래 초록색 식당입니다. 어떤분이 블로그에 올려놓으시길, 이곳의 식사값이 저렴하고, 밤 9시부터는 자체 라이브 연주가 아주 멋있다고 하시길래 제가 발견한 순간 아 요기!! 이러면서 기쁨의 탄성을 질렀지요.

일단, 밥은 엘리펀트 하우스에 가서 먹을 예정이기에, 위치만 정확히 표기하는 인증샷을 한방 찍어주고, 아쉽게 지나갑니다.

다음날 다시 와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요, 그 사진도 추후 올리죠^^

지금 이 거리는 빅토리아 스트리트 중심부고요, 길가 양옆으로 테라스가 아름다운 식당들과 펍이 쫘악 펼쳐져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굉장히 많이 몰리는 점으로 미루어, 저렴하고 맛난 곳들이 많은 곳으로 사료됩니다.

실제로 그중 한 곳인 이곳도 맛이 좋았구요. 

 

헉, 길 끝으로 다시 가보니 더이상 길이 없다는 표지판이 나오고, 엘리펀트 하우스는 보이지 않네요.

저 멀리, 스코틀랜드 의회와 도서관이 보이는데두요. 분명 이 근처임이 분명한데 왜 이리 찾기가 어려운고.ㅜ

결국 슈트를 차려입은 매력적인 영국인 청년에게 다시한번 길을 물어봅니다.

 

오 이런. 그가 답하길.

다시 빅토리아 스트리트를 타고 올라가서 성 자일스 성당방면으로 가보라는 군요.

오.. 똑같은 장소를 계속 빙빙 도는 이 막막함. 포기하고 싶은 막강한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전 이럴수록 오기가 강해지죠.

'이럴수록 반드시 찾고싶어져!!'

그래서 다시 빅토리아 스트리트를 끼고 걸어봅니다.

(이쯤에서 참고로 말씀드리면.. 곳곳에 건물보수공사와 도로공사를 하시는 공사장 인부들이 계시길래 길을 몇번 물어보았는데요, 이 분들이.. 길을 모르십니다. 거의 다 엉터리시라는 거.ㅋㅋ. 그러니까 어느 장소를 찾을때에는 반드시 주변 여러사람에게 반복해서 길을 물어본 후에 출발하시는게 좋습니다.)

 

오, 이제 고지가 보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거죠. 빅토리아 스트리트 길 가운데서, 그라스마켓으로 내려가는 화살표지표가 보이시죠?

바로 이 근처가 엘리펀트 하우스 인근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두 눈을 크게 뜨세요. 

 

드디어 찾았슴당! 바로 입구에 한창 공사중이라서, 먼지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창유리에는 조앤롤링의 이야기와 사진이 있구요.

안으로 들어가시면 입구에 길게 선 줄이 보입니다.

진열대안에 담겨진 세트를 고르셔도 되지만, 그보다는 고개를 왼쪽 방향으로 사선으로 들어보세요.

그러면 나무판자에 분필로 판서된 점심 세트 메뉴가 보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주로 그 메뉴판에서 메뉴를 골라, 일단 돈을 냅니다. 그러면 병에 번호가 붙은 주걱을 꽂아줍니다.

(음료수는 본인이 냉장고에서 직접 골라와 돈을 지불하셔야하구요, 공짜 물을 원하시면 프리워터를 청하시면 됩니다. 다만 석회수가 섞여있어서 배탈나실 수도 있어요)

 

긴 줄과 주문대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온 내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조앤롤링의 어디쯤 앉아서 집필을 어떻게 했는지, 사실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메뉴주문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쉽게 주문하시려면 런치메뉴(약4.9F) 3가지 중에서 대충 한가지를 골라 말합니다.

그러면 주문받는 친구가 감자는 어떻게 할까라고 묻습니다.

그릴에 구워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비프인지 치킨인지 묻습니다. 감자위에 올릴거랍니다.

소고기를 원하시면 비프로, 닭고기를 원하시면 치킨으로 하십시오. 둘 다 맛은 괜찮습니다.

소스는 아시는 걸로 주문하십시오. 저는 칠리소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야채셀러드가 약간 곁들여져 나옵니다.

맛은.. 뭐.. 적당히 먹을만합니다.

다만 주문을 손님이 해야하고 그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웨이터들이 그닥 친절하지 않다는 점과..

조앤롤링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몹시 커서, 많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다시 에딘버러를 간다면, 이 집은 그냥 패스하겠습니다.

 

아, 한가지 좋은점은.. 화장실이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