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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비평] 승복을 굴종으로 착각하는 사회

언제나봄 본계 2013. 1. 4. 23:59

18대 대선에 대한 무효소송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다음 아고라를 발판으로(참고로 나는 다음 아고라만큼 이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네트워크도 세계에서 참 드물다는 생각을 한다.) 22만명의 소송을 얻었다며 미풍이 폭풍이 될거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이것은 누구를 위한 소송인가.

48프로의 반대표를 던진 시민들을 위한 것인가, 최선을 다하고 승복을 선언한 문재인 전 후보를 위해서인가, 나라를 위해서인가.

 

52프로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이 됐지만, 그걸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무시무시한 휩쓸림이 진실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목격했다.

대표적인 예가 타블로라는 한 가수의 삶을 철저히 유린한 '타진요'가 될 것이다.

요지는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객관적 검증을 스스로 하지 않고, 누군가 해주고 퍼준 글들을 믿고, 쉽게 휩쓸린다는 것이다.

더욱 슬픈 건 어떤 것이든 결과의 타당성을 떠나서, 결과 자체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누구든 학교문을 나서면 실업자가 되는 세상에서,

30대고 40대고, 자영업자고, 직장인이고, 하루 아침에 추락하는 세상에서,

무수히 많은 참혹한 결과에 냉담한 현실 속에서, 그 결과속에서 노력하고 피어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지독한 패배주의적 습성에 빠지지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승복은 아름다운 것이다.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내뱉을 수 있다.

힘이나 권력이나 강압에 의해 주저앉은 굴욕과는 다르다.

당선인과 팽팽하게 겨룬 한 사람이 승복을 했다.

그가 당선인을 지지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떠났다.

그렇다면 48프로의 사람들도 아름답게 승복해야 한다.

떠난 이의 심정을 받들어, 미래로 가야한다.

언제까지, 휩쓸림에 자신의 서명을 쉽사리 내던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