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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 마지막 여행에 대한 짧은 소회

언제나봄 본계 2014. 1. 13. 02:37

여배우들에게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제작진의 이런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이 좋았다.

 

윤여정씨는 자신이 67세가 되었지만, 처음 있는 일이기에, 자신이 67세를 인생에서 두번 맞이하는 것도 아니기에,

60을 넘어서서 67세가 되는게 어떤 의미인지 뭘해야하는지 여전히 모른다고 답했다.

처음이니까.

 

그러고보니 우리 모두 해마다 나이를 먹지만, 늘 첫경험이다.

처음은 늘 서툴고 어렵고 낯선 일이다.

다만 나이가 먹었다는 사실외에 누구나 초보자이지 않은가. 여전히 그래서 우리는 어른이 무엇인지, 나이가 드는게 무엇인지, 알 수도 정의할 수도 없고, 여전히 우리는 성장중인 어른일 것이다.

나는 그런 인식이 긍정적이고 긍지를 가지게하는 원천이 될 것이라 믿는다.

늘 초보자라는 인식은, 나에게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유지하는 토대가 되어줄 것이고,

나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와 때로는 변명도 부여해줄 것이며,

이를 통해 나는 성장하게 될 것이기에.

 

마흔의 의미를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윤여정씨는 또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에서 마흔이 제일 힘들었다. 아쉽고 무시당해 서럽고, 실패하고...'

그렇구나, 이렇게 멋지게 늙어가는 그녀도, 마흔도 여전히 성장중이었던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우리는 스무살 적에 서른이 되면 인생의 절정에 도달했을거라 꿈을 꾸지만,

여전히 서른에도 오리무중인 인생을 살아간다.

그럼 마흔에는 인생이 명확해지고 종착지가 선명해질것이라 기대하지만, 어찌보면 더욱 모호해지고 갈등과 고민이 청년때보다 더욱 많아지는 시간을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실, 누구도 마흔에 이르러도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단순히 물질적으로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성공의 귀결점인지는 미지수지 않은가.

 

제작진이 마흔의 의미를 물었을때, 이미연의 대답도 진솔했다.

여전히 지금도 모르겠어, 라고.

그리고 서른에는 왜 그렇게 쎈척, 어른인척 했던가, 라고.

동감했다.

정말 센척 강한척 이겨야하는 선봉장처럼 맹렬하게 나대는게 30대이지 않은가.

사실 쥐뿔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나마 척~ 했다는 것을 마흔에서라도 깨달으면 다행.^^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사람은 성장할 때 행복하다, 라고.

67세가 되던 마흔이 되던, 50이 되던, 처음 맞는 그 나이, 나도 처음이야, 라고 말하는 나이듦이라는 건,

사실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가.

처음이니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늘 주어지기에.

성.장.

아름다운 성.장.

행복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