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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 김장훈과 싸이, 해프닝이길 바라며

언제나봄 본계 2012. 10. 11. 01:48

강남스타일이 몇 달 째 세계를 달구고 있다.

모두들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싸이에 열광하고 있는 이즘, 광화문에서 열린 싸이의 공연으로 김장훈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방.송.가.

아무리 생각해도 무서운 곳이다.

광화문에서 8만 관중이 운집해 열광적으로 열린 싸이의 공연포멧이 김장훈의 기존 쇼를 표절했다고 해서, 김장훈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느끼고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말하는 건, 일차적으로 설핏 오버같은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하지만, 방송가에서 연예인으로, 방송인으로, 기타 방송가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본 사람이라면 이런 추측을 조심스레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간 김장훈이 얼마나 당한 일이 많았을까'

광화문 사건(^^)은 김장훈이 그간 방송가 연예인들과 관계속에서 무수히 겪었을 배신중 잔 에피일수도 있다.

다만 여러 위선적 사건들 속에서 지칠대로 지친 김장훈에게 봇물이 터질 계기를 마련해준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표절은 만연해 있다.

드라마 작가들조차도 대본을 쓸때 다른 작가의 대본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놓고 씬마다 씬마다 조심스레 바꾸는 작업을 해 자신의 대본으로 제출한다. 모 작가는 자신의 드라마대본을 다음작품에 표절했다고 당당히 공언하기도 한다.

 

해마다 방송국에서, 기획사에서 열리는 많은 공모전에 수천에 이르는 작가 지망생들이 기획안과 대본을 낸다.

그리고 불과 몇개월만에 이름있는 다른 작가의 대본을 타고, 텔레비젼에서 비슷한 소재와 내용으로 방영되는 장면을 무수히 지켜보기도 한다.

 

어디 방송대본이나 글뿐이랴.

음악표절도 만연해 있다.

유명곡을 띄워놓고 몇 소절을 바꾸고 변화를 주고 새곡으로 발표하는 일도 다반사다.

 

사실 방송가는, 연예계는 누군가의 밥그릇을 각색해서 내놓는 일이 당연지사처럼 만연해있다.

아마도 김장훈처럼 정의감넘치고 파이팅 넘치는 사람은, 소위 얼굴에 분칠한 가면쓴 세상에서 견디어내는 것이, 참아내는 것이 못견디고 싫고 분노했으리라.

 

그럼에도..

이번 광화문 사건은 김장훈이라는 한 거인에게 작은 해프닝처럼 가볍에 웃으며 지나가주길 바래본다.

우리는 살면서 나이값도 해야하고.

그 나이에 맞갖게 강인한 정신력으로 세상풍파에 맞서줘야한다, 뒤에 오는 후배들을 위해서.

분노보다는 아량을.

절망보다는 지속적인 희망을 가지고

불명확하고 잘 휩쓸리는 이 세상을 끊임없이 두드려 줘야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