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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표현이란 구체적 표현이다 (이태준 선생님의 문장강화중)

언제나봄 본계 2014. 1. 13. 22:53

삑-하는 기차소리와

뚜-하는 기선소리를

삑-과 뚜-로 구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확한 표현일 수 없다.

 

살랑살랑 지나가는 족제비의 걸음과

아실랑아실랑거리는 아낙네의 걸음을

'살랑살랑' '아실랑아실랑'으로 구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수한 표현일 수 없다.

 

"원산은 첩첩 태산은 주춤하야 기암은 층층 장송은 낙락 에이 구부러져 광풍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절벽상에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주룩주룩 저 골 물이 솰솰, 열에 열 골 물이 한데 합수하여

천방져 지방져 소코라지고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저 건너 병풍석으로 으르렁 꽐꽐 흐르는 물결이 은옥같이 흩어지니,

소부 허유 문답하던 기산 영수가 이 아니냐 " - 유산가

 

바다2

- 정지용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흰 발톱에 찢긴

산호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붙이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 콸콸, 주루루룩, 솰솰, 으르렁, 꽐꽐 등의 의음과 주춤, 우줄우줄, 찰찰, 돌돌, 희동그란 등의 의태가

얼마나 능란하게 글 뜻의 구체성을 돕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