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1층 (반드시 봐야할 세가지- 로제타 스톤, 람세스2세 조각상, 파르테논 갤러리)
자, 이제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옵니다.
종전에 올라갈 때는 광장한가운데 하얀 돔(= 그레이트 코트: 중앙에 800만권 이상의 장서가 보관되어 있음)의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갔지만 내려올때는 이 계단으로 내려오셔도 됩니다. 1층에도 반드시 콕 집어 봐야할 것이 세가지 있습니다. 바로 이집트의 상형문자 해석에 계기가 된 로제타 스톤(멀더와 스컬리가 왜 생각날까요.ㅋ)과, 람세스2세의 거대한 조각상(고대 이집트의 19왕조의 왕으로 세티1세의 아들), 그리고 기원전 5세기경 아네테 파르테논 신전에서 발굴한 유물이 보관된 파르테논 갤러리 입니다. 그럼 함께 가보시죠^^
먼저 람세스 2세와 관련된 유품이 가득한 곳에 도착합니다. 와우~ 저 멀리 보이는 흉상이 으리으리하네요. 머리와 가슴이 다른 색의 화강암으로 되어있습니다. 이유인즉 두상을 강조하기 위해 색상을 달리한 것으로 추측된답니다. 참고로 이집트에서는 왕이라 하지 않고 파라오라고 부르죠. 파라오는 큰 집이라는 의미인데요, 이집트에서는 왕이 단순한 정치적 제왕이 아닌, 종교적, 신적인 의미까지 부여받아 숭상되는 인물입니다. 람세스2세는 지권전 1224년에 치세를 떨치던 이집트 파라오로 추측됩니다. 그가 파라오가 된 이래 리비아, 팔레스타인까지 엄청나게 세력을 확장 번영했습니다.
전 람세스2세에 대한 각별함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를 보면서 한때 사랑에 빠졌었죠^^; 당시 람세스2세의 부인인 네페르타리를 제 자신으로 착각했답니다.ㅎㅎ) 어쨌든, 저 멀리 보이는, 그리하여 가슴이 몹시 설레는 람세스2세는 일단 슬쩍 지나쳐 킵 해두고, 로제타 스톤을 찾아갑니다.
로제타 스톤은 이집트 조각실에 이렇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게 아니구요, 제 카메라 렌즈가 찍혀 저렇게 보이네요.ㅜ.
위에 보이시는 로제타스톤에는 이집트 상형문자, 민간문자, 그리스어 법령이 새겨진 현무암 돌입니다. 이로 인해 이집트 문자를 학자들이 해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높이가 사람 키의 절반 정도 됩니다.
그런데 왜 이 돌의 이름이 로제타 스톤이 되었을까요?
1799년 7월 19일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56㎞ 떨어진 로제타라는 항구도시에서 나폴레옹의 병사들이 이 비석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런데 왜 이집트에 프랑스 군인들이 있었을까요. 당시 세계 정복을 꿈꾸던 나폴레옹은 이집트를 지배하던 맘루크 왕조의 압제로부터 자신들이 이집트를 구해준다며 무차별 침공한거죠. 명분은 그렇습니다만 숨겨진 의도는 이집트에 권력을 행사하려는 영국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무튼, 프랑스 병사들은 요새를 만들려고 땅을 파다가 바로 이 비석을 발견한 겁니다. 높이 114.4cm, 가로 72.3cm, 두께 27.9c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석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돌에는 놀랍게도 54줄의 그리스 문자와 이를 번역한 이집트 상형문자, 아랍의 흘림체 문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발견은 프랑스 군이 했는데, 왜 영국 대영박물관에 이 돌이 있을까요? 그건 바로 프랑스 군이 영국군에게 패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이집트는 이 돌의 반환을 끊임없이 요구합니다만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튼 소유는 영국이 했지만, 결국 이 비석의 문자를 해독한 이는 프랑스의 천재 장 프랑스와 샹폴리옹입니다.
참 사연많은 돌이지 않습니까? ^^
자, 이제 로제타 스톤에게 작별을 고하고, 아까부터 제 가슴을 설레게 그곳으로 다시 갑니다. 뚜벅. 뚜벅.
아!! 람세스2세 바로 아래 바짝 서봤습니다. 오우.. 대단한 위용이군요. 약 24세에 파라오로 즉위 대략 60년동안 통치하였던 그는 첫번째 왕비 네페르타리(신녀)와의 절절한 사랑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소설 '람세스'- 크리스티앙 자크 저..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장편소설중 하나입니다-를 보시면 상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도 나옵니다만 람세스2세는 전장의 뛰어난 전사였죠. 특별히 그는 특이한 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외에는 아무도 당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장의 신이었던 그도 결국 히타이트와 우호조약을 맺고, 히타이트 왕녀를 다시 왕비로 맞이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입니다.^^ 어쨌든 그를 기념하는 전승비와 유물이 굉장히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거대한 신전을 이집트 전역에 건설했습니다. (성서에 보시면 모세와 대결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모세가 탈출로 이끌게 될 이스라엘 백성이 당시 이 람세스2세 아래에서 부역에 시달렸죠.) 그가 건설한 신전은 아부심벨, 라메세움 등이 있는데요, 오늘날 파라오의 치세와 업적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나 저나 람세스2세의 동상의 좌측에 큰 구멍은 뭘까요? 이게 바로 프랑스군인이 들고 옮기려고 뚫어놓은 구멍이라고 하네요.
이런 흉측한 만행을... 결국 가져가지도 못하고 영국 좋은일만 시킨셈이네요. (1816년 영국의 지오반니가 테베의 룩소스 인근 람세스 신전에서 가져왔습니다.)
반인반수의 여인상이군요.
네페르타리는 아닙니다.^^;
이 인근에는 이스트 섬에서 가져온 모아이 석상도 있는데요, 그 규모가 웅장하니 꼭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람세스2세의 흉상에 한참 매료되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 저는 재빨리 그리스 로마 전시실로 갑니다.
지인과의 약속시간이 다 되어버렸는데, 아직 파르테논 갤러리를 못봤거든요!
갤러리를 가기전에 가운데 광장에서 멈칫 서봅니다.
동상들이 하나같이 눈길을 사로잡는군요.
드디어 파르테논 갤러리 입구에 섭니다. 자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오오.. 처음 느낌을 차마 사진에 담을 수 없어 구석 일부를 찍어봅니다. 다들 심호흡 하시고, 셋을 센후 보세요. 하나, 둘,
셋!! 짜잔..! 네 갤러리 방안에는 이런 조각상들과
부조인 엘진 대리석이 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과 신들을 내용에 담고 있습니다.
반인반수의 스핑크스도 눈에 띄는군요. 이번에는 파르테논 갤러리 전체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이 조각상은 마치 다프네를 연상시키네요. 에로스의 짖꿏은 장난 덕분에 화살에 맞은 아폴론이 숲의 요정 다프네를 계속 쫓아오는 내용이 연상되는군요.^^
사실 파르테논 갤러리는 파르테논 신전 윗부분의 일부를 떼어온 것입니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신이었던 전쟁의 신 아테나에게 바쳐진 신전인데요, 오늘날 그리스는 영국과 소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프랑스에게 훔쳐간 우리의 금속활자를 명목상 빌려온 것처럼... 그리스도 영국과 지루한 싸움을 해야할 듯 싶군요..
시간상 지하는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지하에는 근동아시아 전시실과, 그리스-로마 전시실의 연장이 계속됩니다.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대영박물관 1층에 길게 나있는 기프트 샵으로 갔습니다. 와.. 여기도 정말 살게 많네요^^ 이곳에서 저는 미라철체필통(6파운드- 안에 초콜릿 들어있음... 너무 달아요. 하니, 초콜릿 없는 4파운드짜리 필통을 사는게 좋습니다.), 가볍고 작은 우산(16.99파운드- 시중거리에서 파는것보다 비쌉니다만 살이 잘 부러지지 않는 정품이며 대영박물관 마크와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바탕은 검정입니다.), 시계(24파운드, 가격에 비해 너무 가볍고 프라스틱과 비닐이라 좀 딱딱합니다. 다만 초침 모양이 아주 특이합니다.)등등을 구입했습니다.
살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니 시간 여유를 갖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