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일
조문
언제나봄 본계
2020. 9. 22. 23:59
후배의 오빠가 돌아가신 날.
코로나로 외로울 듯 싶어 조문을 다녀오는 길.
다행히 친척분들이 많이 계셨다.
쉽지 않은 발걸음이었다.
내 엄마가 아프시고, 매일 관리를 해드려야하는 상황이고
내 몸도 아픈 오늘이었지만
십년 전 한 사람이 해준 말이, 항상 내 가슴을 맴돈다.
'결혼식장에는 안가도 되지만 죽은 자의 장례식에는 가도록 해봐.'
'왜요?'
'나중에 보답받을 수 없는 온전한 사랑이니까.'
난 그의 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러고보니 경조사라는 게 수첩에 꼭 기록하고, 방명록을 챙기는,
그러니까 소위 give and take가 되어버렸다.
옳은 걸까?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민낯을 목격하게 된다.
어쩌면 마음 속으로, 코로나 핑계로 안가고 싶은 마음.
나도 안받고, 나도 주지 않고, 그렇게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리한 세상.
나도 그런 고민들 속에서 허우적 대지만
정말 기이하게도
다녀오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몇달전 빗속을 뚫고 달려갔던 선배언니의 조문.
그리고 오늘, 4시간 걸려 왕복했던 조문.
운전하는 내내, 내가 애정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한강을 달렸다.
올림픽 대로를 따라 화려하게 번뜩이는 조명과 대교들의 무지개빛
나는 떠나버린 자에게 받을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온전히 내 마음을 나누었기에
행. 복. 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