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런던

노팅힐 - 포토벨로 마켓을 가다

언제나봄 본계 2011. 6. 29. 16:58

오전 6시30분 기상후 조식을 먹고, 8시가 가까워질 무렵, 다시 숙소인근의 웨스트브롬프톤 역으로 갑니다.

그런데 형광조끼를 입은 안내원 분이, 오늘 이 역은 휴무라네요.ㅜ (일요일에 전철이 운행하지 않는 곳이 많으므로 항상 확인하시길)

일단 원데이트레블카드1-2존(안내원 분이 친절하게 자동판매기 이용법을 알려주셨음)을 구입후(일요일이라 피크요금 적용을 받지 않아서 오프피크 요금인 6.1F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음), 숙소에서 74번 버스를 타고, 얼스코트역으로 갑니다.

그 근처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노팅힐 게이트라는 곳에서 내렸는데요..

알고보니 노팅힐 게이트는 노팅힐 포토벨로마켓의 반대편으로 도리어 꽤 멀었습니다.

그러니까 버스를 타고 내리실때는 아래 표지판에 보이는 레드브로크 그로브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는게 좋습니다.

아무튼, 노팅힐 게이트에서 포토벨로 가는 길을 무려 5명이상에게 물어봤는데요,

정말 다시한번 적습니다만, 영국 사람들 무지하게 친절합니다. 길도 성심성의껏 가르쳐주려고 엄청 애를 씁니다만, 정확하지가 않습니다.ㅜ

틀린 경우도 많구요. 하니까 정말 길을 잘아는 베테랑을 만날때까지 몇번이고 다시 물어보셔야 합니다. (심지어 경찰관도 길을 잘모릅니다.)

아무튼, 다행히 저희는 4명의 오류가이드를 보내고 나서 한국에 대해 무척 호의적인, 산책중인 한 백인남을 만났습니다.

'어디서 오셨수?'

'한국에서 왔수다'

'오! 코리아! 나 무척 좋아하는데?'

이 아저씨가 너무 호들갑스럽게 반응하자 저는 급 당황합니다. 박지성 좋아하냐고 뻔한 질문을 해야하나, 어떡하나, 고민하는데, 이 아저씨가 먼저 수다를 떠는군요.

'근데 말이야, 오늘은 일요일이라 포토벨로 마켓이 거의 쉴거야. 그리고 이렇게 이른 아침엔 문도 열지 않아.'

'헉.'

제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가 다시 수다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말이야, 요 맞은편에 포토벨로 마켓으로 들어가는 초입길에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긴 문을 일찍 열어. 그리고 커피맛이 아주좋아. 그러니까 마켓이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켓 일부라도 열릴때까지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기다리면 좋을것 같아'

그리하여.. 이 산책남 아저씨의 조언대로..

 

요롷게 건너편 동네로 걸어오게 됩니다. 오.. 제법 럭셔리한 빌라들이 밀집한 것으로 보아, 이쪽은 중산층이 사는 동네인가 봅니다.

바로 이 인근에 커피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딱 하나 있는 카페이니 보시면 아실겁니다.

아무튼, 저는 포토벨로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카페를 그냥 지나쳐서 계속 걸어갑니다.

 

오우~ 노팅힐 성베드로의 교회도 보이는군요.

그러고보니 이렇게 거리에 사람이 없는 이유는 모두 다 미사나 예배를 보러 가서 그런가 싶습니다.

 

포토벨로를 찾아 한참을 걸어갑니다. 노팅힐 게이트에서 내리면 이런 불쌍사가.. 정말 멉니다.

 

그리고 문을 연 상점이 거의 없군요.

거리는 지극히 한적하고 고요합니다.

 

노팅힐의 번잡함을 예상했던 저로서는 실망감이 스멀스멀 생깁니다. 흠.

일요일에는 노팅힐에 오지 말아야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포토벨로 마켓을 보고픈 마음에 계속 걸어봅니다.

그러다가 지칠무렵..

 

와우~ 미싱 가게군요. 저렇게 많은 미싱이 있다니.

유리창에 코를 바싹대고 안을 들여다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미싱공장이 지하에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가내수공업 냄새가 물씬 풍겨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역시 문을 열지 않았네요.

 

한참을 다시 걷습니다. 드디어 포토벨로 마켓 표지판을 발견. 오른쪽 아래 하얀 표지판 보이십니까?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바로 이렇게 적혀있군요.^^ 제가 서있는 곳은 앤틱거리입니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고가구와 고보석들의 가게가 종종 보이는군요.

평일이라면 이곳 테라스에 나와 물건을 선보이는 셀러들이 잔뜩 있었을텐데 말이죠.

몇몇 셀러들이 펼친 장 앞으로 다가가 물건을 구경해봅니다. 옛 왕비가 꼈다는 반지와 목걸이 브로치 장식이 보여서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40F라고 답하네요. 헉! 인증서조차 없는 물건을 그리 비싸게 받다니.. 고민하다가 도로 내려놓고 갑니다.

 

잠시 인근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쉬어봅니다. 그런데 여기 커피 맛.. 정말 볼품 없습니다. 커피는 대략 1.3F정도인데요,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군요. 핫초코 맛도 최악이었습니다.ㅜ

그래도 가게 한켠에 걸린 포토벨로 마켓의 과거 사진이 마음에 들어 한컷 담아봅니다.

이쯤에서 포토벨로 마켓에 대해 잠시 알려드리자면.

영화 노팅힐의 배경으로, 2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에 유기농 과일과 채소, 의류, 일용품, 앤티크 등의 상점 2천여 개가 구역별로 모여있습니다. 좀전에 제가 내린 노팅힐 게이트 역은 앤티크 마켓과 가깝고, 래드브로크 그로브 역은 의류잡화 마켓과 가깝습니다. 사실 래드브로크 그로브 역에서 내리는 게 훨씬 편하고 길을 헤멜 염려도 적습니다.

그나저나 노팅힐 영화에서 등장한 파란 간판 여행서 전문 서점을 찾아보려고 애를 써봤지만요, 온통 파란대문 천지입니다.ㅜ

 

요상한 커피를 마시고 나와 다시 길을 걸어봅니다. 중간에 이쁜 머핀가게가 보이네요^^

 

그리고 마침내, 시계, 잡화, 의류 등의 빈티지 소품을 파는 곳에 도착합니다.

위 육교아래 시장이 펼쳐지고 있군요. 하나둘씩 셀러들이 자신의 물건을 전시중입니다. 

 

어렷을적에 기타를 잠시 배워본 저는 다시 기타에 눈길이 갑니다.

아래에 보이는 접시들은 하나씩 다 사고 싶군요. 하지만 그닥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마켓을 구경후, 다시 거리를 걷다보니, 레코드 판을 일일이 벽에 그린 아름다운 벽화가 눈에 띄는군요. 와우.. 엄청 깁니다.

맞은편에 서서 보면, 정말 레코드판을 꽂아놓은것 같아요.

이상 노팅힐 구경은 여기까지. 아쉽지만 일요일인지라 마켓이 활발히 열리지 못해 구경한게 별로 없군요.

런던는 포토벨로 마켓 외에도, 캄덴마켓(하이스트거리를 따라 의류와 잡화가 저렴하게 열리는 곳, 한국의 동대문 시장과 비슷, 단 목~일요일만 오픈함), 버로 마켓(런던에서 제일 오래된 식료품 마켓, 가판에서 파는 음식이 최고별미임.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열리며, 런던 브리지역 인근에 있음), 브릭레인 마켓(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밀집된 곳, 일요일에만 열림, 리퍼풀스트리트역 인근), 페티코트 레인마켓(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벼룩시장, 리버풀 스트리트역 인근, 월~금요일만 오픈) 등등이 있습니다.

일요일에는 브릭레인 마켓을 구경하시면 좋을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