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리뷰

[영화] 굿바이 어벤져스

언제나봄 본계 2019. 5. 2. 01:20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스포일러에 조심하시길.



제목이 엔드게임일 때 알아봤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 나는 모든 것이 종말을 맞이한 것처럼 우울함에 빠져 거리를 걷게 되었다.

지난 10여년 간 함께 했던 나의 친근한 영웅들이, 아니 그들과 함께 구축했던 나의 세계가, 같이 싸우고 웃고 떠들었던 그 시간과 공간이 일시에 사라져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린 기분이랄까.

영화 마지막에 순식간에 늙어버린 캡틴처럼.


아이언맨의 죽음은 얼마나 적절한가.

우리는 그를 꼭 보내줘야하는 순간에 정확히 보냈고, 우린 괜찮을 거야, 라는 페퍼의 말은 역설적으로 전혀 괜찮지 않게 되었다.

우린 슬픔에 잠겼다. 남은 그들과 함께.


내가 가장 사랑했던 영웅은 닥터 스트레인지였고,

나는 엔드게임에 그가 등장하지 않으면 어떡할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가슴을 졸이며 봤다.

물론 그가 등장한 시간은 합쳐서 채 5분도 안되었지만

그 등장 또한 얼마나 시기적절하며 타임스톤의 의미를 얼마나 유의미하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언맨.

마블의 세계에서 우리도 그와 함께 나이들었고

그리고 그는 종국에 5가지 스톤을 지키며 장렬히 죽었다.

그를 보내는 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던지.


안녕 나의 어벤져스

안녕 캡틴. 수고했어요 할아버지

안녕 아이언맨. 철강슈트 핏이여

안녕 나타샤. 소울스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당신이여.

그리고 타노스.

여전히 나를 혼란에 빠트린 악의 정체성.

그래서 더 좋았던 악인.


모두들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