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름,자유여행)/에딘버러

에딘버러를 뒤로 하고

언제나봄 본계 2011. 6. 24. 17:02

점심식사를 끝마친 후 다시 27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맡긴 짐을 찾아서 다시 시내로 가야하니까요.

짐을 찾으러 갔더니 며칠간 무뚝뚝했던 관리인 분이 만면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방을 나오면서 한국전통엽서와 홍삼사탕을 팁으로 놓고 왔는데, 그게 무척이나 고마웠던 모양입니다.

그가 선물 잘 받았다며 묻습니다.

'너희들 휴가인가'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라며 우리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큼직하고 따뜻한 그의 손을 잡자 순간 슬쩍 눈물이 핑 돕니다.

이렇게 현지인과 첫번째 이별을 하는구나, 비로소 실감이 납니다.

돌이켜보니 에딘버러 곳곳에서 너무나 많은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구식열쇠 키를 열줄 몰라 한참 헤매고 있을때, 배관수리공이 지나가다 도와주고 멋진 미소까지 날려주었지요.. 또 우리 마음대로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턴하겠다는 무모한 계획에도 멋진 기사분이 동참해주셨구요.. 음.. 뭐니뭐니해도 여행은 사람과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장 인상적인것 같네요.

 

일전에 스콧모뉴옆뒤쪽으로 있던 웨벌리 역을 다시 갑니다.

영국은 기차역을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웨벌리 역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단 시내중심부로 와서 프린스 쇼핑몰로 들어가신 후에, 지하로 한계단 내려가십시오.

그리고 푸드코드(맥도널드, 서브웨이, KFC등등) 일각을 보시면 매케한 매연바람이 휘몰아쳐나오는 통로가 보입니다.

그 통로로 들어가십시오.

그 통로를 통과하신 순간 깜딱 놀라십니다.

 

와... 무지 넓고 커서 순간 가슴이 콱 막힙니다.

서울에서 미리 구입한 런던 킹스크로스행 기차표(이걸 24만원이나 주고 산 사람은 저희밖에 없더군요.ㅜㅜ. 한국에서 미리 예매하실때는 훨씬 더 저렴한 표가 많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를 가지고 광장 한가운데 서서 전광판을 봅니다.

도대체 어느것이 내 기차를 나타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내원에게 가서 물어봅니다. 내 기차 타는 플랫폼이 어디? 라고 묻자 그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하네요.

전 이미 떠났다는 소리로 잘못 알아듣고 당장 울먹일듯 그녀를 봅니다.

그녀가 다시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헉.. 난 이미 떠났다고 잘못들어서 놀랐다고 그녀에게 말하자, 그녀가 안도의 미소를 다시 지어줍니다.

 

그리하여 일단 전광판 인근에 앉아서 기다려봅니다. 그리고 전광판 보는 법을 눈으로 살살 익히기 시작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전광판의 내용을 얼추 알겠습니다.

DESTINATION이라는 목적지(제 경우는 런던이고), 그리고 도착 시간이 표시되면서, 플랫폼 알파벳이나 숫자가 옆에 뜹니다.

아직 뜨지 않는 경우에는 플랫폼이 준비되는 중이라는 표시가 뜨네요.

그래서 일단 전광판을 계속 주시합니다. 아, 그런데 도중에 기차운행이 중지된 경우도 나옵니다. 이럴수가.. 파업이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운행하지 않을 경우가 꽤 있네요. 계속 전광판을 주시합니다.  

 

멋진 영국여성이 지나가고 잠시 한눈을 팔아 한컷 찍습니다. 

 

그러다가 히야~~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제 옆자리에 어느새 요 꼬맹이 천사가 앉아있군요. 이름은 릴루~라고 하는데요,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고 있네요.^^

 

그런데 요녀석이 장난을 치고 싶은 모양입니다.

엄마가 전화통화하는 사이에도 쉴 새없이 요리저리 왔다갔다하고, 저와 일행에게 장난을 걸어오는군요.

그리고 엄마에게 한소리 듣고 나서 시무룩한 표정을 짓습니다.

 

요녀석에게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제 기차의 플랫폼이 전광판에 안내됩니다.

맙소사 출발까지 겨우 10분 남았는데 말이죠. 순식간에 주변사람들이 가방을 끌고 빠르게 한방향으로 걷습니다.

저도 그들 무리에 섞여 E플랫폼까지 갑니다. 생각보다 멀고 큽니다. 어느새 플랫폼에 도달하는데 5분이상 소요됩니다.

기차입구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참고로 영국 기차는 각 객량(코치)마다 목적지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자신의 객량을 정확히 찾아서 앉으셔야 합니다. 객량은 알파벳으로 표시되어 있는데요, 플랫폼 뒤에 노란색 표지판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출발 2분전, 드디어 열차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두서없이 몰려타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전 제 객량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어 한 독일청년에게 물어봅니다. 그가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우리 시트넘버가 뒷문에 가까우니 그리로 타라고 말이죠.

그래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다시 뒤로 이동합니다.

열차가 곧 출발할것처럼 폭폭 소리를 냅니다. 마음이 조금해지고 급하게 올라타 겨우 자리를 잡습니다. 후..

그리고 드디어 열차가 달리는군요...

조금만 달리다보니 이렇게 스코틀랜드 해변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 나올것 같은 장소군요.

 

저녁놀을 볼 심산으로 4시경 기차를 탔는데 6시가 되도 오후 2시같습니다. 역시 해가 깁니다.ㅜㅜ

 

그와중에 맞은편에 인상적인 독서할머니 사진도 찍어봅니다. 참 아름답게 늙으셨네요.^^

 

뉴요크, 다링등등 아름다운 도시들을 계속 지나는군요.

 

 

 

 

 

어느새 기차에 탄지 3시간이 넘어섭니다. 배가 고픕니다.

그순간! 오... 먹을것을 파는 카트가 지나갑니다!

와.. 이런건 세계 어느곳이나 다 똑같나봅니다. 물론 삶은 달걀은 없지만요.ㅋ

과자 두봉지(한봉지에 2.2F)와 물(1.4F) 환타(1.6F)를 사봅니다. 과자는 짠듯 싶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먹고 나니 잠이 오는군요..

스멀스멀... 잠기운에 취해 그대로 고개를 떨굽니다.

 

그리고 드디어 밤 8시 15분 런던 킹스크로스역 도착!

도착하는 순간 멍해집니다. 해는 아직 중천이고 사람은 징하게 많습니다. 엄청난 소음과 엄청난 인파. 끊임없는 안내방송.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 캐리어를 낑낑거리며 들고서는 계단을 한참 오르고 올라갑니다.

오모나 그랬더니 갑자기 직원들이 도열한 창구가 나옵니다.

기차표 검사를 하네요! 흡! 버렸음 어쩔뻔 했어. 기차타고 내린후 한참 지나 지하철역에서 검사를 하더니..

(반드시 기차표는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자, 여기는 킹스크로스역 대광장입니다. 지하철역 환승하는 광장인데요 무척 복잡합니다. 이건 제가 나중에 일각에서 따로 찍은 사진인지라 한가해보이죠.^^;

제 숙소 IBIS호텔까지 가려면 피카딜리 라인을 타야합니다.  우선 위의 안내판을 보고 피가딜리 라인을 타기 위해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전에 매표소에서 편도 티켓 4F거금을 주고 지하철 표를 샀습니다. 밤에 도착하면 원데이 트레블 카드를 사지 못하는 단점이 있군요.)

피가딜리 라인을 잘 찾았다 싶었는데 아뿔싸, 가는 방향을 잘못 잡았네요. 런던의 지하철은 한 인도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여러방향의 지하철이 들어오므로 목적지확인과 자신이 갈 역 확인을 반드시 같이 해야합니다.

다시 현지인에게 물어본후, 제가 가야할 방향이 윔블던 행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제대로 지하철을 탑니다. 후.. 진땀이 나네요.

역시 에딘버러와 달리 대도시의 진가가 지하철역에서부터 확연히 발현되는군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