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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즈너스 2013

언제나봄 본계 2014. 5. 19. 02:04

영화 정보>

프리즈너스 Prisoners , 2013

요약
미국 | 범죄, 스릴러 | 2013.10.02 | 청소년관람불가 | 153분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휴 잭맨, 제이크 질렌할, 비올라 데이비스, 마리아 벨로 더보기

<영화리뷰>

이 영화는 근래에 보기드문 수작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절묘하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안에서 보여지는 심리묘사도 탁월하지만, 그렇다고 스토리 구성이 아쉽지도 않을뿐더러,

극 후반부에 이를 때까지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추리하고 끌려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물론 종반직전 범인은 예측되지만, 그 시기가 결코 빠르지도 않고 적절하다. 타이밍에서도 성공적인 셈이다.

 

영화의 첫 도입은 매우 상징적이고 흥미롭다.

휴잭맨의 '주의기도'의 나레이션이 펼쳐지는 가운데, 디어헌터가 고요한 숲을 만끽하는 순진무구한 사슴을 겨냥한다.

탕- 총성이 울리고 사슴이 쓰러진다.

휴잭맨의 아들(고등학생정도)이 사슴사냥에 성공한 것이다.

아버지 휴잭맨은 아들에게 말한다.

'최선의 준비로 최악을 대비하라. 사슴은 개체수가 많아 사냥을 통해 개체수를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살생에 대한 면죄부를 아들에게 주는 휴잭맨.

그러나, 극중 휴잭맨의 친구의 아내가, 자신은 수의사여도 차마 사슴을 죽이지는 못한다, 라는 의미심장한 고백을 한 것과 연관지어볼 때, 이 상징적 도입은, 제목 '죄수' (죄인)와 상당한 연관성을 갖는다.

또한, 휴잭맨이 듣게 되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원죄'에 대한 강론과도 연관지어볼 수 있으며,

결국, 유괴라는 사건의 원죄인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라는 질문은 던지게 만든다.

추수감사절 기념 선물로 가져갈 사슴고기를 위해, 무심히 사냥을 하며, 애써 살생의 죄책감을 지워보지만

결국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생명을 죽였다'는 것이며,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으로 그에 대한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짐작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사냥으로, 아들이 사냥을 하도록, 아니 살생을 하도록 독려한 아버지의 이 죄과로

유괴라는 사건이 촉발된 것은 아닐까.

순지나게 숲을 배회하던 사슴이, 결국 죽었다, 는 의미 또한

 
아무 죄 없는 두 아이들의 고통을 야기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휴잭맨의 딸 애나와 이웃의 딸 조이.
추수감사절 파티를 즐기고 나서, 순진하고 철없는 이 두 소녀는,
어른들도 없이 저희들끼리 밖으로 나간다.
애나가 오래전 잃어버린 빨간 호루라기를 찾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사라진다.
유괴된 것이다.
 
아. 제이크 질렌할. 요즘 눈이 가는 대세배우. 앤디가르시아를 닮은 그의 눈언저리는 아주 매력적이다. 깊은 연기가 가능한 눈매이다.
어쨌든 사심을 접고^^
이 배우의 첫등장 또한 흥미롭다. 추수감사절 손님이 있을리 만무한 텅빈 식당. 모두들 가족들과 파티를 할 그 시각.
그는 동네 커피집에서 제법 비싼 저녁을 먹는중이다.
아가씨에게 사주를 맞혀주려고, 띠를 묻는다. 그리고 은근슬쩍 디스카운트를 종용한다.
그러나, 갑자기 들리는 무선기음.
유괴된 아이들의 용의자 차량이 인근에 있다는 것.
영화상에서 복선이자 동시에 영화보는 내내 혼선을 조장할 캠핑카를 모는 용의자의 등장이다. 그의 이름은 알렉스.
 
 
알렉스는 검거되었다가 풀려난다. 10세 이하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를 길러준 양모. 그녀는 오래전 암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때문에 아이를 입양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뱀과 관련된 사건으로 정신연령이 낮아지고 말을 잘 못하게 되었다고.
양부는 어느 날 사라져 행방불명상태다.
용의자 알렉스가 풀려났다는 소식에, 애나의 아버지 휴잭맨은 분노한다.  
 
그 와중에, 사람을 죽인 신부가 검거된다.
인근 범죄자들을 죄다 탐문중이던 형사 제이크 질레한의 눈에 걸려든 것이다.
신부는 자신의 집 지하에 아주 오래된 시체를 숨겨두고 있었다.
도대체 그를 왜 죽였냐고 묻자 신부는 답한다.
'신에게 대적하기 위해 아이들을 16명이나 무참히 살해했다고 자신에게 고백한 범인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라고.
시체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시체에 걸린 미로목걸이만이 형사 제이크의 뇌리에 남는다.
 
애나의 아버지 휴잭맨의 속은 타들어간다. 6일째가 되도록 아이들은 나타나지 않고, 형사 제이크는 성질나게도 자신의 뒤를 미행한다.
휴잭맨은 풀려난 용의자 알렉스를 납치채, 밀실에 가두고 고문한다.
고문직전에 그는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께 기도를 한다.
'제발 고문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 자비를 달라'고.
(사실 이 장면은 장발장의 성당에서 고해장면과 묘하게 중첩된다. 이 장면에서도 연기쟁이 휴잭맨의 여력이 여실히 입증된다.)
 
중반부의 절묘한 이야기들은 길게 적지 않는다.
영화를 보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추천하기 때문이다.
도입부터 시작된 명사들.
이를 테면
사슴 - 원죄 - 호루라기 - 뱀 - 미로 - 호루라기로, 연결되는 스토리 라인은 모나거나 어색하지 않고 아주 잘 맞물려진다.
결국 유괴의 시발점이 되었을만한 아버지는 미로의 땅 지하에 갇히고,
예전에 딸이 갇혔던 이 장소에 남겨진 붉은 호루라기를 손에 쥔다.
사건이 모두 마무리 되고
아버지 휴잭맨은 실종된 채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가 엔딩에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호루라기 때문이다. ^^

평점을 준다면>

-별다섯중 4.5개.

-15자 이내 평 : 의미와 흥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뷰포인트 : 형사역 제이크 질레한과 아버지 역 휴잭맨의 연기대결: 서로에 대한 불신과 추격 & 범인은 누구인가가 진정 궁금해서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